[분쟁] [반도체특허분쟁 ②] 중소 소부장 업체들의 글로벌 특허 공세 대응법 4가지
이번 아티클은 이기성 변리사님의 (특허법인 주연 KRP 대표 변리사) 기고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patspoon에 IP 인사이트 콘텐츠를 기고하고 싶으신 분들은 언제든지 patspoon으로 문의해 주세요 :)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심화와 인공지능(AI) 반도체의 부상 등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반도체 산업 환경은 특허 분쟁의 양상을 크게 바꿔놓고 있습니다. 이러한 산업 환경 변화 속에서 반도체 패러다임의 전환은 특허 분야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전략적인 행보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아티클 시리즈에서는 총 2부작으로 반도체 특허 분쟁의 동향과 한국 기업들의 대응방안에 대한 인사이트를 다뤄보고자 합니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소부장 분야에서의 특허 분쟁 동향과 1, 2탄을 아울러서 한국 기업의 대응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같이 읽어보면 좋은 콘텐츠[반도체특허분쟁 ①] AI 메모리 전쟁의 서막, NPE를 앞세운 특허 공세 심화 목차1. 미국 반도체 공장 건설과 미국 시장 진출2. 미국 디스커버리 제도 및 특허 분쟁의 증가3.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의 거세지는 특허 공세4. 한국의 중소 소부장 업체들의 글로벌 특허 공세 대응법 4가지 1. 미국 반도체 공장 건설과 미국 시장 진출미-중 반도체 전쟁에서, 미국은 미국 내 반도체 생태계 복구를 결정하였고, CHIPS법을 통해서 이에 대한 지원체계를 구체화하였습니다. 특히 역점을 둔 것은 미국 내 반도체 제조 기반 조성을 위한 대규모 지원금 및 인센티브입니다. 그 결과, 삼성전자와 TSMC가 미국 내 공장 건설을 확정했고, SK 하이닉스와 인텔도 공장 건설을 추진 중입니다. 한국 소부장 분야의 밸류 체인의 중심에는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공장 건설에 따라, 한국의 중소 소부장 업체의 상당수도 미국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올해 7월에 미국에서 개최된 ‘SEMICON WEST 2024’ 행사에서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규모로 참가했다는 점도 미국 진출에 대한 한국 소부장 업체의 관심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2. 미국 디스커버리 제도 및 특허 분쟁의 증가반도체 기술은 국가핵심기술로 보호받고 있으며, 반도체가 제조되는 FAB 내로 들어가는 것은 철저히 통제됩니다. 이는 특허침해 소송에서 반도체 관련 기술은 침해 입증을 위한 증거 확보가 특히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불편하지만, 그동안 한국의 소부장 업체들이 글로벌 장비 업체의 특허 공격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던 것은 이러한 반도체 분야의 증거 확보의 어려움에 기댄 측면이 큽니다. 2020년 논의가 시작된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의 도입에 한국의 소부장 업체들이 반대의 목소리를 낸 것도, 용이한 증거 확보가 자칫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의 특허 공세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 기인합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미-중 반도체 전쟁으로 인하여 반도체 제조의 중심이 한국-중국-대만의 동아시아에서 미국으로 확장됨에 따라, 한국의 소부장 업체들도 미국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곧 한국 소부장 업체들이 미국의 디스커버리 제도에 직접 맞부딪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죠. 한국 소부장 업체가 한국에서 납품하는 설비 등이 미국에 수출할 설비 등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전제 하에,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들은 미국에서 디스커버리 제도를 활용하여 침해 증거를 획보하고,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한국에서도 특허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후발 주자에 속하는 한국의 소부장 업체들에게 큰 위협이 될 것입니다. 3.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의 거세지는 특허 공세미국 증권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의 지역별 매출 비중은 중국, 한국, 미국이 각각 32%, 16%, 16%입니다. 또다른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인 ‘램 리서치’(Lam Research)의 지역별 매출 비중 역시 이와 유사한 37%, 18%, 12%이죠.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에게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한국 소부장 업체의 기술 자립은 막아야 할 과제입니다. 한국 소부장 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업체의 특허 공세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올해 11월, 램 리서치는 한국 소부장 업체인 SMT를 대상으로 한 한국 특허소송에서 최종 승소하였습니다. 해당 대법원 판결은 간접침해를 이유로 기업의 1년 매출의 절반 수준인 34억의 손해배상액 책임을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란이 예상됩니다. 이외에, 램 리서치는 한국의 PSK, 원세미콘, 비씨엔씨를 대상으로도 소송 진행 중입니다. 특허청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의 특허 등록 건수가 최근 2년간 2배로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는 향후 한국 소부장 업체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업체의 특허 공세가 더욱 심화될 것임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곧 한국 소부장 업체의 미국 진출은 글로벌 업체의 특허 공세를 더욱 가속화할 것입니다. 4. 한국의 중소 소부장 업체들의 글로벌 특허 공세 대응법 4가지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메모리 분야와 소부장 분야 모두 특허 분쟁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중, 삼성전자를 필두로 하는 메모리 분야는 세계 최고 수준의 특허 포트폴리오와 우수한 특허 대응 역량을 바탕으로, 지금처럼 잘 대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기술적 후발주자이면서 특허 대응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한국의 중소 소부장 업체들입니다. 격화되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의 특허 공세 속에서, 한국 소부장 업체들은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소부장 업체들이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선 4가지 관점에서 전략 검토가 필요합니다. 1) 공격 특허의 확보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들의 특허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특허 공세에 맞대응할 수 있는 공격 특허를 반드시 확보해야 합니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의 매출 비중이 중국, 한국, 미국 순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한국 이외의 미국 및 중국에서도 공격 특허를 반드시 확보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러한 공격 특허가 확보되어야,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들의 특허 공세에 맞서 크로스 라이센싱 등의 대응 전략을 모색할 수 있다. 2) CA, 분할출원, reissue 등의 전략적 활용일반적으로, 특허 기술이 공격 특허에 해당할 가능성이 여부는 출원 시 보다는 등록 시점에 알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소부장 업체는 특허 등록 시점에서 해당 특허 기술이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들에 의하여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특허 기술이 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에 의해 사용되고 있거나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면, 경쟁사 제품에 매칭되는 권리범위를 가질 수 있도록 국가별 특유 제도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NOA 이후에 CA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필요한 경우에는, reissue를 통해서 이미 등록된 특허에 대해서도 권리범위 확대도 시도하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한국과 중국의 경우에는 미국의 CA나 reissue 제도가 없기 때문에, 분할출원을 통하여 경쟁사 제품과 매칭할 수 있는 권리범위 확보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경우에는, 실용신안과 특허의 two track을 통하여 공격 특허를 확보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3) 고품질 명세서의 작성당연한 말이지만, 좋은 공격 특허 확보의 기본 전제는 고품질의 명세서입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고 하더라도, 낮은 품질의 명세서로는 좋은 권리범위를 확보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중국 특허청의 경우, 삼성전자가 중국 업체의 중국 핵심 표준 특허를 무효 시켰을 때에 낮은 품질의 명세서로 인하여 우수한 기술의 중국 특허를 무효로 심결할 수밖에 없었다는 평석을 내놓은 적도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소부장 업체들도 삼성전자 등의 고품질 명세서를 벤치마킹하고, 전략적으로 명세서를 작성함으로써, 핵심 기술을 보호할 필요가 있습니다. 4) 경쟁사 특허 분석 및 회피 설계의 진행글로벌 반도체 장비 업체의 특허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반도체 업체의 관련 특허를 분석하고, 회피 설계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만, 이는 특허 역량이 부족한 중소 업체에게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죠. 다행히 정부에서는 이러한 중소 업체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경쟁사 특허 분석 및 회피 설계에 필요한 전문적인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몇 가지 사업을 안내드리겠습니다. 한국특허전략개발원의 지재권 연계 연구개발 전략지원 사업(소부장) (링크)지역지식재산센터(RIPC)의 IP 나래 사업(링크)한국지식재산보호원의 특허분쟁대응전략 사업(링크) 특허 역량이 부족한 중소 소부장 업체는 이러한 정부 사업에 지원하여 도움을 받는 것도 고려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반도체 산업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인하여, 국내 기업들의 전략적 행보 및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특허 전략이 어느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특히, 국내 소부장 업체들에 있어서, 이는 위기이자 기회일 수 있습니다. 아무쪼록, 본 글이 국내 기업들의 특허 전략 수립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2024 patspoon 아티클 콘텐츠 All rights reserved.
- 작성자팻스푼
- 작성일202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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